AKU 트럼프 2기 시대, 한국 외교의 생존 전략은? - 한국언론문화포럼 제28차 세미나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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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특별 강연
자유주의 국제질서 붕괴 속 '전략적 다변화'
"미·중 대결 격화, 주변국과 협력 강화해야“
![[6일 열린 한국언론문화포럼 제28차 정책세미나 모습]](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11/10435_11674_144.jpg)
[6일 열린 한국언론문화포럼 제28차 정책세미나 모습]
한국언론문화포럼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매일경제신문 교육센터에서 개최한 제28차 정책세미나에서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트럼프 2기 시대, 국제정치는 자유주의 질서에서 힘의 논리로 회귀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한국 외교의 근본적인 전략 재편을 촉구하였다.
![[개회사 중인 최노석 한국언론문화포럼 회장]](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11/10435_11668_2129.jpg)
[개회사 중인 최노석 한국언론문화포럼 회장]
이날 행사는 최노석 한국언론문화포럼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최 회장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둔 지금, 국제 정세의 급변 속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며 "오늘 세미나가 우리 외교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축사에 나선 서인택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공동상임의장은 트럼프 2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였다. 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그의 실용주의적 접근 방식이 교착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축사 중인 서인택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공동상임의장]](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11/10435_11669_2159.jpg)
[축사 중인 서인택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공동상임의장]
서 의장은 "트럼프 1기 당시 70년 넘게 적대 관계였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했다는 점에서 그의 과감한 외교적 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한반도에 대화의 물꼬를 튼 경험은 2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서 의장은 "지난 바이든 행정부 기간 한반도 문제가 교착 상태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라며 "트럼프의 톱다운 방식이 북핵 문제 해결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트럼프 2기를 한국 외교의 기회로 활용하되, 철저한 준비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또한 "트럼프의 'America First' 정책은 동맹국에게 더 큰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한국이 안보 주권을 강화하고 자주국방 역량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 붕괴, 1930년대로 회귀?
![[특별 강연 중인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11/10435_11670_2236.jpg)
[특별 강연 중인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본 강연에서 윤영관 이사장은 "트럼프 2기 시대, 국제정치와 한국"을 주제로 현 국제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진단하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구축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하였다.
윤 이사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정치를 가치나 이념이 아닌 '거래'로 보고 있으며, 모든 동맹국이 미국을 이용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들로부터 다시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의 핵심 세계관"이라고 설명하였다.
윤 이사장은 현재 국제질서의 특징으로 △힘의 논리가 규범 기반 질서를 대체 △미·중 대결 격화 △미국-유럽 관계 약화 △민주주의 후퇴 △다자 국제기구 약화 △전쟁 빈발 등을 꼽았다. 특히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 주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트럼프의 그린란드·캐나다·파나마 영토 확보 의지 표명 등을 규범 기반 질서 붕괴의 상징적 사례로 지적하였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은 카드가 없다"고 말한 일화를 소개하며, 윤 이사장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명언을 인용하였다. "힘이 강한 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힘이 약한 자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고통을 감당할 뿐이다. 이것이 지금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리더십 약화 배경으로는 중국의 급속한 추격(2020년 중국 GDP가 미국의 70% 수준),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37조 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 부채(이자 지출 8,800억 달러로 국방비 초과) 등을 제시하였다. "미국이 더 이상 국가이익을 포괄적·장기적 관점에서 정의할 여유를 상실하였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이 급부상하며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독일 대안당(AfD)은 20.8%의 지지율을 기록하였고, 프랑스 국민 연합은 의회 선거 1차 투표에서 34%를 획득하였다. 윤 이사장은 "2024년 현재 지구 인구의 75%가 독재 정부 치하에 있으며, 이는 1978년 이래 최고 비율"이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 인구는 12%에 불과하다"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미·중 대결과 한국의 딜레마
![[이날 강연은 전현직 언론인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11/10435_11671_2323.jpg)
[이날 강연은 전현직 언론인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윤 이사장은 미·중 대결이 외교, 군사, 경제, 기술, 이념 등 전 영역에서 전면화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중동에서 발을 빼고 모든 역량을 중국 억제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Strategy of Prioritization)'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주한미군은 중국 억제, 한국군은 북한 억제"라는 역할 분담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가 각각 "한미동맹 철통 유지" "한중 관계 이간질 말라"는 상반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한국이 처한 외교적 곤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윤 이사장은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하였다.
윤 이사장은 한국 외교가 추구해야 할 네 가지 전략을 제시하였다.
첫째, 미국의 안보 공약 유지이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미국의 핵 확장억제 공약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국방비 증가(GDP 대비 2.3%에서 2035년까지 3.5%로)와 지역 협력에 적극 응해야 한다.
또한 조선, 원자력, 방산, 반도체 협력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부각해야 한다. 실제로 APEC 한미정상회담(10월 30일)에서 합의한 10년간 2,000억 달러 투자와 1,500억 달러 조선 협력,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동의 등은 긍정적 성과라고 평가하였다.
![[강연 중인 윤영관 이사장의 모습]](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11/10435_11673_4223.jpg)
[강연 중인 윤영관 이사장의 모습]
둘째, 일본, 인도, 유럽 등 뜻이 맞는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이다. 특히 일본은 "동병상련의 국가"로서 협력해야 한다. 트럼프가 중국과 대타협을 시도하거나 북미 협상에서 'America First'식 접근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는 '미중 간 선택' 프레임을 뛰어넘을 제3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향하는 유럽, 캐나다, 호주 등과의 관계도 강화해야 한다. 실제로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0문 등 총 25조 8,000억원 규모)를 대규모로 구매하는 것은 유럽이 한국에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하였다.
셋째, 중국과의 우호 관계 지속이다. 윤 이사장은 "트럼프 외교는 중국에 자국 영향력 확장의 절호 기회"라며 "중국은 한반도 안정을 원하고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호혜와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선린우호 정책을 지속하되, 필요한 경우 북한 위협 억제, 민주주의,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지향하는 우리의 입장을 명백히 밝히는 "원칙을 지키는 의연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넷째, 경제외교 영역 확장이다. 한국은 2024년 기준 무역의존도가 중국 20.8%, 미국 15.3%로 미·중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과도하게 높다. 인도, 유럽, 글로벌사우스와의 연대 강화로 미·중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
CPTPP(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도 시급한 과제이다. 윤 이사장은 "2023년 본인이 '안미경중 전략 안 먹혀'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부연하였다.
▎"한국은 선택이 아닌 균형의 예술을 펼쳐야"
![[윤 이사장 강연을 경청하는 참석자들 모습]](https://cdn.kdtimes.kr/news/photo/202511/10435_11672_2447.jpg)
[윤 이사장 강연을 경청하는 참석자들 모습]
윤 이사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트럼프 2기는 한국 외교에 위기이자 기회"라고 밝혔다. "미국이 리더십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더 이상 어느 한쪽만 선택할 수 없다.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일본·인도·유럽 등과 다층적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전략적 다변화'가 생존의 길"이라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종합 토론을 통해 참석자들과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트럼프 시대 한국 외교의 좌표를 명확히 제시해 준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하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서인택 의장의 긍정적 전망과 윤영관 이사장의 현실적 분석이 균형을 이루어 트럼프 2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무너지고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 외교는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윤영관 이사장이 제시한 '전략적 다변화'는 이 난제를 풀어갈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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